[(3) AI 연동 첫 삽질기] 에서 Claude를 MCP로 연결하고 나서는 본격적인 분류 작업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해외 블로그에서 "태그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글을 봤는데, 태그를 아예 하나의 문서로 만들고 그 문서에 링크를 거는 식으로 태그처럼 활용하라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어서 차용했다.
폴더·태그·링크 - 각 역할 나누기
정리하면서 참고한 원칙은, 이 셋이 서로 경쟁 관계가 아니라 다른 층위의 도구라는 것이었다.
- 폴더 = 이 자료가 사는 동네. 학교, 업무처럼 물리적으로 유일하게 귀속되는 컨텍스트에 쓴다. 필자의 vault에서는 PARA 구조로 짜둔 000~900 폴더가 이 역할을 한다.
- 태그 = 소수의, 정말 반복적으로 쓰는 큰 카테고리에만 쓴다. 자료가 늘어나면 태그도 선형적으로 늘어야 하고, 그러면 결국 태그 자체가 무용해진다. 그래서 개념 분류용 태그는 최소로 유지하고, 나머지는 status, type 같은 구조화된 속성(frontmatter)으로 대체했다.
- 링크 = 생각과 생각 사이의 관계. 폴더가 못 담는 "다중 소속"과 "우연한 발견"을 담당한다. 폴더가 못 하는 일을 링크가 채우는 셈이다.
죽은 기록과 살아있는 기록 가르기
(2)편에서 서술한 내용인데, TickTick에서 가져온 문서의 개수만 2천개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 중 대부분은 내용이 담기지 않은, to-do나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남겨둘 문서를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처음에 문서를 다 가져오고 싶었던 건 사실 정보 가치보다는 기록 손실에 대한 아쉬움, 저장 강박...에 가까웠다는 걸 인정하고, 판별 기준을 하나 세웠다
: 이걸 나중에 "찾아서" 다시 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가?
- 일지·일기 → 보관 가치 있음 → 전량 이관
- 서사가 있는 기록(과외 수업 기록, 편입 준비 기록 등) → 이관
- 제목+체크만 있는 단순 투두(강의 출석 체크 같은) → 인출 가능성 사실상 0 → 삭제
예전에 투두메이트에서 틱틱으로 넘어가던 때, 당시 기록은 내보낼 방법이 없어서 못 옮겼었다. 그런데 막상 지나고 보니 그게 그립지도 않았다는 게... 스스로 깨달은 결론이었다. Ticktick의 단순 체크리스트도 같은 부류로 취급하기로 했다. 지난 학기 강의·과제처럼 이미 끝난 체크리스트 900여 개는 개별 노트로 남기지 않고, 문서나 표 하나로 압축했다. 어차피 다시 안 열어볼 파일 900개를 그래프 뷰에 외톨이 문서로 남겨두는 건 낭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까운 마음에 제목들을 리스트로 나열하여 문서 하나씩은 남겨두었다...) 반대로 앞으로 계속 채워나갈 살아있는 체크리스트는 새 노트에 표 형태로 유지했다.
실제로 한 옵시디언 작업
- 내용 없는 스케줄·투두 문서는 과감히 삭제하고, 그래도 기록을 남기고 싶은 건 모아서 리스트 하나짜리 문서로 정리했다.
- CSV에서 옮기며 잘못 들어간 속성들 — 시간차 오류로 어긋난 날짜, 엉뚱한 속성 이름, 쓸데없는 컬럼 — 을 정리했다.
- 문서가 3개 이하인 태그는 삭제하고, 대신 관련 [[문서]]로 링크를 연결했다.
- 문서가 어느 정도 있는 태그(Exercise, 강의명, Major 등)는 각각에 맞는 허브 문서로 전환했다. 주제별로 분류하고 상위 허브 문서에 전부 링크로 연결했는데, 이 분류 작업은 MCP로 연결한 Claude에게 시켜서 처리했다. (허브 문서는 같은 분류의 문서들을 리스트화해서 보여주는 것으로, .base와 비슷한 목적으로 만들었다.)
- Schedule 관련 문서들도 리스트화해서 중요한 과거 일정들 몇 개만 구글 캘린더로 옮기고 삭제했다.
결과적으로 1천 개 이상의 문서가 삭제됐다. 그래프 뷰는 중심 문서에서 주변으로 뻗어나가고 그것들이 중간중간 서로 연결된 형태로 정돈됐다. 태그도 최소한으로 줄여서, 이제는 대분류나 문서의 큰 틀만 보여주는 용도로만 쓸 생각이다.
(사진1. 정리된 후의 그래프 뷰)
(이전 2편에서의 단일 그래프뷰와 비교)
(태그를 켜면 더 연결되긴 하는데, 이 사진은 아직 태그를 정리하기 전 시점의 그래프 뷰다.)
일정 관리는 캘린더로 분리
옵시디언은 능동적으로 알람을 울려주는 도구가 아니다. 자주 잊어버리는 게 문제라면 필요한 건 "내가 찾아가서 보는 시스템"이 아니라 "그게 나를 찾아오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이렇게 구성하였다.
- 시간이 정해진 것(마감일, 약속) → 구글 캘린더·폰 리마인더
- 그 일정과 관련된 맥락이나 준비 자료 → 옵시디언에서 링크로 연결 (캘린더엔 "면접 8/10 2pm"만, 옵시디언엔 [[면접 준비 노트]] 같은 식)
- 오늘 안에서만 유효한 가벼운 체크 → Daily Note 체크박스
기억을 보조하는 역할은 캘린더에 맡기고, 옵시디언은 세컨드 브레인 역할에만 집중하도록 정리한 셈이다.
스터디노트 일괄 정리
태그·허브 정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음 문제가 보였다. 전공 공부 기록이 School 폴더와 400/Study Notes 두 군데에 흩어져 있었던 것. 과목별로 리스트업하여 허브 문서를 만들어서 정리했다.
이왕 정리하는 김에 나중에 기술 블로그로 발행할 걸 염두에 두고 [[_글감]]이라는 문서로도 한 번 더 묶어뒀다. 강의 필기를 그대로 올리긴 어려우니, 나중에 주제별로 종합해서 글 하나로 재구성하는 걸 전제로 한 글감 후보 목록이다.
CLAUDE.md를 알게 되다
이 과정에서 CLAUDE.md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 Claude Code가 프로젝트(혹은 vault) 루트에서 자동으로 읽는 일종의 "항상 켜져 있는 지침서"라는 개념이었다. 작성법을 조사해서 나름의 규칙 — 폴더 구조, 손대지 않는 영역, 새 노트 작성 규칙 같은 것들 — 을 담아 작성해봤다.
앞으로는 이걸 활용해서 매번 설명하지 않아도 옵시디언에 문서를 쉽게 추가하고 싶다는 게 이때의 바람이었다. 이 파일은 그 뒤로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업데이트하게 된다.
앞으로 쌓아나갈 기록의 기준
기준은: 다시 생각날 만한, 다른 생각과 연결될 여지가 있는 것. 단순한 사실 로그("오늘 뭐 했다")보다는 "이걸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개념이 저 개념과 비슷하다" 같은 게 링크로서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순수 로그성 기록은 Daily Note 정도로 충분하다.
새 메모를 쓸 때 지키기로 한 원칙들:
- 외톨이(orphan) 없애기 — 새 노트를 만들 땐 일단 기존 노트 어딘가에서 링크를 걸어놓고 시작한다.
- 맥락 살리기 — '관련 링크 목록'보다, 본문 문장 안에 자연스럽게 링크를 심는다.
- 아직 없는 문서에도 링크 걸기(분류용 허브 등 필요한 경우에 한해) — 허브처럼 분류 목적이 있는 경우엔 아직 안 만든 개념이라도 링크를 걸어두고, 나중에 그 노트를 만들 때 이미 역링크가 쌓여있는 상태로 시작한다.
- 주요 엔티티에 링크 걸기 — 인명, 지명, 날짜, 책 제목에는 링크를 건다.
그다음부터는 접근 자체가 달라졌다. 정리를 매번 손으로 판단하는 대신, 규칙을 문서로 못박아두고 실행은 편리하게 AI에게 맡기는 단계로 넘어간 것. → [옵시디언 세컨드브레인 만들기 (5) CLAUDE.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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